특수활동비로 펑펑 쓰고 국민들은 세금 펑펑 내고

노무현 정부 들어 집행 내역이 불투명한 권력기관들의 ‘특수활동비’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특수활동비 예산 편성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등 ‘불투명 예산’의 과도한 편성으로 인해 예산 낭비와 이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야당은 당장 2007년 예산에 반영된 특수활동비를 대폭 삭감하거나 2006년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왜 늘어났나 = 24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이한구(한나라당·대구 수성갑) 의원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들어 특수활동비는 김대중(DJ) 정부 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DJ 정부 4년(1999~2002년)간 특수활동비는 1조9465억원인데, 노무현 정부 4년(2004~2007년)간은 3조629억원으로 무려 57.3%나 늘어났다. 특수활동비가 이처럼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고, 감사원과 국회의 ‘견제’를 받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이 의원은 “어디에 쓰는지 알 수가 없으니 왜 늘었는지는 정확이 알 수 없지만 고위 공직자들이 코드 집단에 맞추기 위한 자금이 갈수록 더 많이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웅래 열린우리당 공보 담당 부대표는 “국정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돈이므로, 특수활동비 그 자체는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묻지마 활동비’얼마나 썼나 = 특수활동비는 ‘특정한 업무수행 및 사건 수사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주로 국가정보원이나 경찰청 등에서 정보수집이나 수사활동 등에 사용된다. 이런 기관들의 특수활동비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대통령 비서실·경호실, 국무총리실, 국정홍보처, 국회 등의 특수활동비 사용이 더 큰 문제다.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은 참여정부 들어 5년 동안 1144억원을 사용했고, 국무총리실 64억원, 국정홍보처 11억5000만원, 국회 350억원을 사용했다. 사실상 ‘편법 예산’인 특수활동비를 매년 관행적으로 편성해오고 있는 셈이다. 이한구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공적인 일에 안쓰는 것은 일종의 범죄”라고 주장했다. 또 참여정부 들어 국가청렴위원회(2003년), 외교통상부(2004년), 국가안전보장회의(2004년) 등이 특수활동비 집행 기관으로 새로 편입됐다.

◆투명성 확보 시급 =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정홍보처가 2005년 당시 특수활동비를 처장과 차장의 판공비로 전용해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그만큼 특수활동비가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다.

감사원 계산증명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미리 지급할 경우 현금 수령자의 영수증 등을 첨부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수사 등 그 사유가 밝혀지면 목적 달성에 지장을 받을 경우’집행 내역 확인서를 생략할 수 있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은 감사원의 결산검사에서도 제외된다. 집행 기관들은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