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웅 23명. 그들이 오고 있다.

잘하면 8월 중으로 우리나라에 위대한 영웅이 23명씩이나 나오게 생겼다.

아주 한 명 한 명 죽을 때마다 고인의 평소 눈부신 행적이 대형 포털 메인을 장식한다.

그럼 국민 여론은 어떻게 될까? ‘남은 21명의 영웅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라.’ 중간 중간에 끼는 ‘전쟁하자’ ‘구출작전 하자’ 같은 현실성 떨어지는 방법은 다 튀어나가고 결국 좀 그럴싸 하게 보이는 진국만 남겠지

‘협상 타결시켜서 영웅들을 구하자.’

이게 탈레반이 노리는 거라는 걸 모르고 어설픈 광대춤 추고 자빠졌냐 언론들?

인질 육성 한번 찔끔 공개해주고, 인터뷰 한번 찔끔 해주고, 남자 인질 한 명씩 죽이고, 여자 인질도 죽일 수 있다고 협박 한번 슬쩍 흘리면, 그 때마다 벌벌 떨며 ‘쟤네 요구 다 들어줘서라도 우리 영웅적인 국민들 살려와야 돼’라고 질질 짜기를 바라고 탈레반들이 사람 생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걸 모르겠나? 어떤 상대적으로 눈치빠른 한국언론은 ‘탈레반 생각보다 똑똑’이라고 대서특필 해놨던데 이건 무슨 착각이냐? 우리나라 언론과 정부가 ‘심각하게 멍청한 것 뿐’ 이라는 걸 정말 몰라서 저런 무식한 소릴 할까?

탈레반이 ‘테러와는 협상을 하면 안되는 일국의 정부’를 ‘위대하며 가련한 영웅적 자국 국민을 구하기 위해 두팔 걷어야 하는 멍청한 정부’로 만들어서 자기들 집어먹을 거 먹으려는 뻔한 의도가 안 보이나? 안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탈레반 하수인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그 의도에 넘어가 주고 있다. 한심 천만도 유분수지.

그리고 이놈의 영웅화 자체도 이가 갈린다.

배 형규 씨가 살해당했을 때도 그놈의 영웅화. 다음 아고라에서는 심심찮게 제대 군인들의 울화통을 들을 수 있었다.

무장 공비 침투 때, 전사한 장병들을 영웅이라 하던가? 진돗개 발령하고 강원도를 발칵 뒤집어가면서까지 공비 몇은 결국 놓쳐버린 오합지졸이라는 소리만 듣지 않았나?

연평 해전 때 전사한 사람들은 월드컵이라는 나발 축제에 밀려 한 달도 안되서 없던 사람 됐다. 그 사람들 추모영상 링크 걸어서 ‘나라를 지키려 했던 진짜 영웅은 다 잊어버리고 세금 날리는 건 둘째 치고서라도 온 국민을 납치테러 대상으로 만들고 한국을 테러리즘이랑 협상하게 만드는 23인을 영웅이라 하는냐’고 걸면 링크가 삭제된다. 이게 언론이다.

내 친구가 공비한테 총맞아 죽는 것도 아니고, 내 가족이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테러범에게 놀아나기 딱 좋은 사망 인질 영웅화는, 그 이전에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용납이 되지 않는다.

정말이지 용납이 되지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