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판사는 퇴출시켜야 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마은혁 판사의 ‘돌출 판결’을 계기로 판사 신규임용 과정과 재임명 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 판사는 “국회 로텐더홀을 점거한 야당 관계자들 가운데 민노당 소속만 기소한 것은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이라며 지난주 민노당 관계자 12명의 공소를 기각했다. 마 판사의 이러한 판결이 과거 좌파 운동권 경력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전 민노당 의원) 후원회에 참석해 후원금을 냈다. 대학 4학년 때인 1987년엔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신봉하는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 결성에 핵심 멤버로 참여했다. 인민노련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과 사회주의 노동자 혁명을 목표로 노동자들에게 ‘공산당 선언’을 가르쳤다. 마 판사는 잡지와 대학교지에 마르크스주의를 선전하는 글도 썼다. 그 후 사회주의 정당에 깊숙이 관여하다 대학 졸업 10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용됐다.
사회주의 운동에 몸담았다가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정권 붕괴를 목격한 후 생각을 바꿔 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건전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군사독재정권 때처럼 반정부 반체제 활동 전력자라고 해서 무조건 판사 임용에서 배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마 판사는 올해 1월엔 공무원의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한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민노당 12명에 대한 공소기각은 같은 법원의 다른 판사가 동일 혐의로 기소된 민노당 당직자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한 것과 대비된다. 마 판사의 이번 판결은 “피의자 중 일부만 기소해도 평등권 침해나 공소권 남용이 아니다”는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
진보신당은 “보수적 판결은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고 진보적 판결은 판사의 이념 탓이냐”며 언론 보도를 비난했다. 언론이 마 판사의 판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념의 좌우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 및 헌법적 가치와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판사를 임용할 때는 인성(人性)과 자질, 직업윤리와 도덕성 청렴성, 이념적 편향 여부 등 적격성(適格性)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활동을 한 경력이 있고, 그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면 임용 심사에서 걸러져야 한다. 사법부에서는 판사의 판결이나 적절치 못한 언행이 물의를 빚어도 헌법과 법률에 따른 신분보장 때문에 퇴출시키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10년에 한 번씩 있는 판사 재임명 제도를 적극 활용해 부적격 판사는 솎아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