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신분에 정당 가입과 당비 납부

경찰, 1차 69명에 출석요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공무원노조 조합원 가운데 일부가 정당행위가 금지된 공무원 신분으로 민주노동당에 당원으로 가입하거나 기부금 명목의 돈을 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교조의 경우 정진후 위원장을 비롯해 전국의 간부급 지부장 대부분이 당원으로 가입하거나 당비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교사 및 공무원
290여 명이 민노당에 당원으로 가입하거나 매월 일정 금액을 정당 계좌로 납부해온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중 1차 조사대상자에 해당하는 69명에게 25일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혐의는 정당법, 정치자금법,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다. 경찰은 1차 대상자 조사를 마친 뒤 나머지 인원의 소환 날짜를 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주민번호 대조해 확인

전교조는 정 위원장을 포함해 지부장과 지회장 대부분이 1차 조사대상자 69명 안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69명은 대부분 간부급으로 지부장도 있고 지회장도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29일 오후 2시 소환될 예정이다. 수사 대상에 오른 대부분의 전교조 지부장도 1차 조사를 시작하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민노당 당원으로 가입했을 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당 공식계좌를 통해 매달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에 해당하는 당비를 납부해왔다. 나머지 290여 명 가운데는 기부금 명목의 당비만 내고 당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나, 당비를 내지 않고 당원으로만 가입한 사람도 포함됐다. 이들이 납부한 정확한 금액과 기간은 조사하고 있다. 당원 가입 여부 확인과 관련해 경찰은 “민노당 당원 사이트에 들어가 이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대조해서 모두 당원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시국선언 수사과정에서 드러나

이들의 당원 가입과 당비 납입 여부는 지난해 있었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시국선언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교조는
2009 6월 18일 대한문 앞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1차 시국선언’을 가졌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여기에 참여한 교사들을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7월 19일 전교조는 서울광장에서 ‘2차 시국선언’을 열었고 시청 앞까지 이동하며 ‘교사·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를 가진 바 있다. 경찰은 공무원법에 명시된 집단행동금지 사항을 어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지휘 아래 1차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에 대한 수사를 착수했고 7월 3일 이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이 민노당에 가입해 공식 계좌로 당비까지 내온 증거를 발견했다.

수사 관계자는 “소환 조사를 받을 290여 명 가운데 일부는 이미 시국선언으로 기소돼 공무원법 위반으로 판결을 받았다”며 “이번 조사로 혐의가 밝혀질 경우 죄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